과거 정보시스템은 사무자동화나 업무지원부분으로 역할이 한정되었으나,
2000년대에 들어서는 IT가 기업 경쟁력 향상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부분으로 인식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꾸준히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기업들 사이에서 IT 투자의 성공여부가 기업 경쟁력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IT투자 성공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정보화 성과관리, 특히 IT-ROI는 수행의 난이도가 높고 수행결과에 대한 신뢰성 문제로 인해 실질적인 도입이 어렵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또한 정보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구축하고 관리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과 이론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우리 나라 특유의 IT 문화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따라서 정보화의 중요성과 실질적인 투자효과 사이에 대한 인식의 틈을 메우기 위한 일환으로 지금까지 대부분의 공공기관과 기업에서 도입하였던 EA
(Enterprise Architecture, 본지 2009년 12월호 참고)의 성과참조모델(이하
PRM: Performance Reference Model)을 활용한 IT-ROI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정보시스템의 청사진이라 할 수 있는 EA와 IT-ROI간의 정합성을 확보하고, 이미 EA를 구축한 조직에서는 PRM을 활용하여 IT-ROI를 수행함으로써 EA의 활용도를 높이고 나아가 정보화로 인한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본고에서는 PRM을 이용하여 IT-ROI에 적용할 수 있는 성과지표를 도출하고, 이를 정보화 효과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IT-ROI 분석체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IT-ROI, 즉 정보화 효과분석은 전통적이고 편협한 IT 시각에서 벗어나 IT를 Business의 구성 요소 또는 Business Enabler/Transformer로서 기업들에게 재인식하도록 만드는 매개체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IT 투자 문화에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문화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 있다.

PRM 기반의 정보화 성과관리 프레임워크는 성과지표 개발, 사업타당성 분석을 위한 사전평가를 거쳐 정보화 사업의 성과측정을 위한 사후평가의 순서로 구성되며 [그림 2] 각 단계에서 수행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조직의 전략목표와 연계하여 해당 정보화 사업의 성과목표를 수립하고, PRM상의 성과지표 중 해당 사업과 관련이 있는 지표들을 선정하여 이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세분화 하는 단계이다.
성과지표 세분화는 해당 정보화 사업의 특성을 반영하여 PRM 상의 성과지표를 구체화하거나 맞춤화하는 것으로써 이렇게 도출된 성과지표들을 취합하여 하나의 Pool로 구성한다. 성과지표는 성과목표가 계획대로 달성되는지를 파악하거나 기대효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여 가시화할 수 있도록 개발 및 정의되어야 하는데, 이때 지표가 갖추어야 할 다음의 특성[표1]이 감안되어야 한다.

성과지표 세분화를 위한 절차는 다음과 같이 살펴볼 수 있다.
① 해당 정보화 사업의 성과목표와 관련되는 PRM 상의 측정영역과 측정항목을 선정한다.
② 측정항목별로 제시된 성과지표 Pool로부터 성과목표의 달성을 평가하는데 활용될 수 있는 지표를 선정한다.
③ 성과지표 Pool에서 필요한 성과지표가 제시되지 않을 경우 지표의 일반적 특성을 감안하여 지표를 추가로 정의한다. 이때 새로 정의된 지표는 성과지표 Pool에 등록하여 향후 이용될 수 있도록 한다.

사전평가는 신규 정보화 사업에 대한 정책적, 경제적, 기술적 타당성을 분석하여 구축 예정이거나 구축 중인 시스템을 대상으로 투자대비 효과(ROI)를 산출함으로써 해당 시스템의 목표를 수립하는 단계이다. 이를 통해 구축 완료 후 소기의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하는 사후평가와 사업의 범위 및 예산 조정에 대한 근거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사전평가의 절차는 [그림3]과 같다.

① 사업분석 단계에서는 추진할 사업에 대한 관련 현황과 투자비용을 조사 및 분석한다. 관련 현황분석에서는 대상 사업의 추진배경과 목적을 파악하고 추진 예정인 사업의 시스템 구성과 기능에 대한 자료 또는 계획서 등을 수집 및 정리함으로써 해당 사업을 이해하고 다음 단계에서 도출될 기대효과 및 평가지표 선정에 대한 기반자료를 확보한다. 사업분석 단계에서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인 투자비용분석을 수행할 시에는 시스템의 구축비용뿐만 아니라 향후 예상되는 유지보수 비용도 함께 조사되어야 한다.
② 지표정의 단계에서는 관련 현황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사업이 달성해야 할 기대효과를 도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PRM 상의 성과지표 중 효과분석에 적합한 지표를 선정하여 선정된 성과지표를 대상으로 해당 지표에 대한 설명, 척도, 측정 방법 등의 속성을 정의한다. 각각의 성과지표는 중복되지 않게 빠짐없이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선정된 정보화 효과지표를 대상으로 화폐가치를 산출하기 위한 산출식과 산출식의 구성요소 값을 정의한다.
③ 목표 확정 단계에서는 정의된 성과지표를 기반으로 성과목표 및 NPV, ROI 등의 사업적 가치를 분석하여 재무적 목표를 수립하고, 정량적 분석이 어려울 경우에는 해당 정보시스템의 전략적 가치를 정성적으로 분석한다. 사전평가는 정보화 효과지표의 화폐가치 산출 시 예상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예상치를 과도하게 산정할 경우 효과가 과대 계산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비현실적인 ROI가 시스템의 목표치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사후평가 시 실적치 기반으로 계산된 값과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따라서 화폐가치 산출 시 예상치는 과거 데이터나 비슷한 예시를 기반으로 합리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화폐가치로 산출된 결과에 비정보화 효과는 포함되어 있지 않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보고 경우에 따라서는 민감도 분석을 통해 화폐가치 산출 결과를 객관화하는 절차가 필요하기도 한다.

중간평가는 실제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단계에서 수행되는 단계로 계획대비 진척율을 모니터링/분석하고, 위험변경 요인 분석 등을 통해 프로젝트를 관리하며,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비용, 일정, 성과에 관한 향후 개선방안을 제시한다. 이 단계는 IT-ROI와는 직접적인 관련성보다는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을 위한 관리 영역이기 때문에 ROI와 관련된 작업에서는 생략될 수 있다.

사후평가는 [그림4]에 나타나 있듯이 구축된 시스템이 적용/활용됨으로써 성과로 연결된 실적을 사후에 점검해 보는 평가로써, 시스템 구축 후 정보화 성과를 평가하고 필요 시 개선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수행된다.

① 실적파악 단계에서는 평가 대상 사업의 현황을 분석하여 사전평가 시 수립한 목표 대비 실적분석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이다. 대상 시스템 구축에 소요된 실제 구축비용과 더불어 유지보수 비용도 함께 조사하고, 사전평가에서 사용된 성과지표의 실제값을 측정한다. 또한 실제 구축된 시스템의 구성 및 기능을 파악하여 사전평가 시의 계획한 내용과 비교함으로써 향후 사전-사후 차이가 발생하였을 때 원인 규명에 활용할 수 있다.
② 비교분석 단계에서는 연도별 투자대비 효과를 산출하고 집계된 실제 투자비와 효과를 기반으로 사전평가 시 계획되었던 목표와 대비하여 실적을 분석한다. 만약 사전평가의 예상치와 사후평가의 결과치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경우 앞서 설명하였듯이 정보시스템 구축 전후의 구성과 기능을 비교한 결과를 활용하여 분석하고, 또한 다음 단계에서 수행하는 이용자 인식도 조사를 통해 그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③ 개선방향 도출 단계에서는 해당 시스템에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도를 측정하고 분석하여 시스템의 개선방안을 도출한다. 이용자 인식도는 해당 시스템의 만족도와 중요도에 기반한 설문조사를 통해 측정되는데, 만약 해당 정보시스템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지고 중요도는 높게 나오는 결과가 나타날 경우 이에 대한 gap 발생의 원인을 파악하여 시스템 개선방안을 도출한다.

IT-ROI는 정보화에 대한 체계적 투자관리, 정보시스템의 사업적 가치 산출, 투자의 성과관리,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 최적화, 투자 타당성 입증 등을 IT 관리 관점에서 다양한 분석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나, IT-ROI 수행 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성과지표의 도출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본론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IT-ROI를 위해 별도의 성과지표를 도출하는 것보다 PRM에서 정의되어 있는 지표들을 기반으로 정보화 효과지표를 만들어 나가는 방법을 권고하였다. 이를 통해 지표 도출이라는 현실적인 난제를 해결하고 EA와 IT-ROI 간의 정합성을 확보함으로써 성과관리의 일원화를 통한 IT 관리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제시된 방법론을 적용함에 있어서 다음의 몇 가지 고려사항이 존재하고 있다.
첫째, 분석 결과에 대한 이해 및 공감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 적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방법론들이 단위 프로젝트 관점에서의 사전평가 및 사후평가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이러한 방식의 투자효과분석은 그 동안 조직이 적용/운영 중인 전체 시스템들간의 효과 연계성을 분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업 정보화 투자(유지보수 비용 포함)의 50%를 점하고 있는 인프라에 대한 투자 관점에서의 재해석이 어렵기 때문에 힘들게 작업한 평가 결과에 대한 관계자의 이해확보가 쉽지 않다. 또한, 사후평가의 경우 평가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 인식문화로 인해 평가 결과의 조직 내 수용 및 공유가 어렵다는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둘째, 효과분석을 위해 도출한 지표들이 정보시스템 인력 위주로 작업됨에 따라 현업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고, 효과산출에 반영된 지표 값과 구성요소 값들이 현장에 축적되어 있지 않아 추정치 또는 경험 및 예측 Data를 반영하여 평가가 수행됨에 따라 분석 결과에 대한 타당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현재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의 정보화 평가 체계 및 제도가 체계화 되어 있지 않고, 정량적 효과 분석을 위한 근거 데이터가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지표 측정의 상당 부분을 현업 설문과 면담에 의존하여 도출된 자료를 사용하고 있어 이들 자료 및 이를 통해 도출된 결과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정보화 효과지표 관리와 전사적 정보화 효과분석의 제도화를 통하여 관련 데이터의 객관성 확보 및 분석 결과의 신뢰성을 높임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사실 IT-ROI가 체계적으로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IT와 관련된 하나의 부서나 개인이 정보화 효과를 분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단순히 정보시스템의 사업적 가치만을 계산하기 위한 작업이라면, IT 투자 평가를 이해하고 IT 투자의 최적화와 IT의 전략적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본래의 취지를 놓치게 될 것이다. IT-ROI는 한두 번쯤 해보고 마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반드시 사전 평가에서 사후 평가까지 일련의 단계들이 지속적으로 반드시 수행되어야 하는 평가 프로세스이다. 따라서, 지속적 수행이 전제될 때 데이터가 누적되고 그 경험치가 영향을 미쳐 향후 진행되는 평가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IT는 더 이상 평가하기 어려운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아직도 고민만 하거나 다른 이유로 IT를 평가할 수 없는 존재로 믿고 있다면 이미 관리를 포기한 거나 다름없다. 현대 경영학의 대가 Peter Drucker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If you can’t measure it, you can’t manage it.”